총 259쪽
★★★☆☆
가네시로 가즈키는 재일교포로는 처음으로 <나오키 문학상>을 수상했다.
플라이 대디 플라이의 주인공은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하루카의 아버지인 스즈키이다. 스즈키는 보통 샐러리맨의 인생을 살고 있는데, 어느날 고교 복싱 선수인 이시하라에게 딸인 하루카가 폭행을 당하면서 일이 시작된다. 이시하라는 소위 잘 나가는 선수로 폭행사건에 연루되자 이시하라의 학교 교감과 교사가 와서 스즈키에게 입 다물라며 돈을 준다. 그 때 스즈키는 자신이 딸에게 이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사람인가하며 그들에게 대항하지 못하고 그냥 가만히 있어야만 하는 자신을 책망하며 이시하라에 대한 복수를 꿈꾼다. 그래서 복수를 하려고 했지만 아무 대책도 없이 학교로 찾아가서 칼로 찌르려고만 생각했다. 그러던 도중 박순신과 그의 친구들을 만나고 그들은 스즈키에게 이런걸로 복수를 할 수 있겠냐면서 트레이닝을 자신들이 시켜줄 테니 정정당당하게 이기라고 말했다. 그 뒤로 스즈키는 회사에 휴가를 내고 박순신에게 트레이닝을 받는다. 스즈키는 점점 체력에도 자신감이 붙고 박순신이 시켰던 계단 오르기 밧줄 오르기 등등을 무난하게 할 정도가 된다. 그리고 스즈키는 원래 회사에 다닐 때는 10시 10분 버스를 타곤 했었다. 그런데 트레이닝을 하고 나서는 버스를 타지 않고 달리기를 해서 집 앞 정류소까지 그 버스를 따라 잡으려고 했었다. 조금씩 차이가 좁혀지고 결국 시합 전날에는 버스를 이기게 된다. 그리고 시합날 박순신의 친구들의 도움으로 학교 조례시간에 선생님들에 신경 안 쓰고 전교생 앞에서 이시하라와 결투를 하고 꼭 그렇게 정정당당하다라곤 할 수 없지만 스즈키는 복수를 이룬다.
이 소설에서 아빠가 나온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나는 왜 그 아빠가 아들의 아빠일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스즈키가 딸이 있는 것을 알고 생각과는 달라서 좀 놀랐었다. 여하튼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고 꽤 재미있다. 그리고 지하철에서와 까페에서만으로도 충분히 읽을만큼 금방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다. 우선 입원 후 다음 날 하루키가 왜 아빠가 병실에 들어오는 것을 싫어했는지였다. 나는 그 부분을 다시 읽어보았는데 그냥 딱히 다른 것들보다는 정신적인 충격에 대한 것 같았다. 그리고 어쩌면 이시하라가 남자니까 그냥 남자 전체에 대한 혐오감 같은 것이 조금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는 이 소설 자체가 일어날 수는 있지만 대부분 일어나기 힘든 일(박순신과 스즈키와의 만남, 이시하라의 시합을 위해 박순신의 친구들이 손을 쓴 일 등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특별히 거슬리는 것은 없었고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이 소설을 어떻게 보면 스즈키가 샐러리맨으로서, 아빠로서의 좀 특별할 것 없었던 삶에서 자신감을 찾아가고 가족과의 관계도 다시 회복하는(원래 그닥 나쁘진 않았지만) 소설이다. 오랜 시간 지하철을 타고 가야할 때 읽기 좋은 책이다.